블루베리를 재배하다 보면, 많은 농가에서 불시개화(불규칙한 개화)나 조기개화(이른 개화)로 인해 고민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불시개화(불규칙한 개화)와 조기개화(이른 개화)는 비슷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요.
불시개화(불규칙한 개화)란, 계절과 관계없이 꽃이 예상치 못한 시기에 피는 현상을 의미하고.
조기개화(이른 개화)란, 원래 봄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야 하는데, 겨울이 채 끝나기도 전에 꽃봉오리가 벌어져 예상보다 빠르게 개화가 진행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늦가을에 꽃이 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불시개화와 조기개화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냉해 피해입니다. 냉해란, 식물이 저온에 노출되어 생리적·물리적 손상을 입는 현상을 의미하는데요. 블루베리 역시 저온기에 꽃이 개화하게 되면, 꽃가루 발아율이 낮아지고, 조직이 손상되어 수정이 어려워지고, 수정이 되더라도 낙과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생육 밸런스가 깨지면서 나무의 세력이 저하되고, 수확량과 품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불시개화와 조기개화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는데, 대체로 그 원인과 대응 방안이 같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블루베리 불시개화(조기개화)의 원인
블루베리의 불시개화(조기개화) 원인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이상 기후로 인한 온도 변화
블루베리는 일정한 기간 동안 '저온요구도'를 충족해야 휴면이 정상적으로 해제되고 개화가 진행됩니다. 하지만, 최근 이상 기후로 인해 불시개화(조기개화) 현상이 증가했습니다.
① 겨울철 이상 고온
겨울철에 기온이 평년보다 높거나, 온도가 급격히 변화할 경우, 블루베리는 정상적인 휴면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불규칙적으로 개화할 수 있습니다.
② 가을철 저온 후 온도 상승
가을철에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가 갑자기 따뜻해지면, 블루베리는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온 것으로 착각하여 개화할 수 있습니다.
③ 시설하우스 난방
시설하우스 재배의 경우 난방을 너무 일찍 시작하면 휴면이 완전히 해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꽃눈이 일찍 개화할 수 있습니다.
2) 질소 과다 공급
질소(N) 비료를 과잉 공급하면 영양생장이 과도해져, 꽃눈 형성보다는 잎과 가지의 생장이 우선적으로 진행됩니다.
또한 식물체 내에 지베렐린(GA)의 농도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휴면을 깨고, 불규칙한 개화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특히 블루베리의 경우 늦가을이나 초겨울(시설하우스의 경우 7월 말~8월 초 이후)까지 질소 비료를 공급하면 신초 성장과 함께 조기 개화가 유도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3) 광합성 부족 및 탄수화물 축적 저하
블루베리가 꽃눈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광합성을 통해 필요한 탄수화물을 생산하고 저장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늘진 환경, 밀식재배, 여름철 고온으로 인한 광합성 저하 등의 원인으로 인해 탄수화물을 충분히 생산하고 축적하지 못함으로써 정상적인 꽃눈 형성이 안되는 것입니다.
광합성이 저하되면, 식물체 내에 탄소(C) 공급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질소(N) 비율이 높아지므로, 결국 생식 생장(꽃눈 형성)보다 영양 생장(줄기·잎 성장)이 우선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4) 수분 과다 또는 불규칙한 관수
블루베리는 수분 공급이 많아지면 뿌리가 활성화되면서 개화가 촉진될 수 있습니다. 조기가온을 하는 시설하우스 재배의 경우, 휴면을 깨울 목적으로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는데, 같은 원리입니다.
특히 건조한 겨울철 또는 초봄에 과도한 관수가 공급되거나 급격한 관수가 이뤄질 경우, 뿌리가 갑자기 활성화되면서 예상보다 개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습니다.
5) 환경적 스트레스
여름에 심한 가뭄이나 고온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에, 정상적인 휴면에 들어가지 못하고 불규칙적으로 개화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수확 후 과도한 전정(강전정), 병해충 피해 등도 생육 밸런스를 깨뜨릴 수가 있습니다.
2. 블루베리의 불시개화(조기개화)의 방지 및 해결 방안 검토
1) 적절한 온도관리
시설하우스 재배의 경우, 저온요구도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도록 난방 시작 시점을 조절해야 합니다. 특히 가을철 기온이 변덕스럽다면 차광막을 활용하거나 하우스 내 충분한 환기를 통해 온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휴면이 충분히 진행된 이후 개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온도를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2) 적절한 질소 비료 조절
나무의 질소 공급 상태에 따라(질소가 많은 경우 일찍 중단하고, 부족한 경우 더 늦출 수 있음) 늦가을(하우스는 8월) 이후에는 질소 비료 공급을 중단하여 불필요한 신초 성장을 억제하고,
꽃눈이 형성되는 시기에는 질소보다 인(P)과 칼륨(K) 위주의 균형 잡힌 비료를 공급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3) 광합성 촉진 및 스트레스 관리
기본적으로 광량이 부족하지 않도록 적당한 간격으로 식재하고, 내부까지 빛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도록 전정을 시행해야 합니다.
잎이 광합성을 잘할 수 있도록 영양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한데, 필요한 경우 마그네슘(Mg), 철(Fe), 망간(Mn) 등의 미량원소를 공급하여 광합성 능력을 개선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 기후변화로 인한 여름철 고온기에는 차광막이나 환기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여 나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4) 적절한 수분 관리
겨울철에는 과도한 관수를 피하고, 적당한 시기에 점진적으로 수분을 공급하여 개화를 조절해야 합니다. 더불어 건조한 환경에서 급격히 수분이 공급될 경우 개화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겨울에도 너무 건조해지지 않도록 일정한 수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5) 적절한 전정(가지치기)
시설하우스 재배의 경우, 열매 수확 후 여름 전정을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지나친 전정(강전정)은 영양생장을 촉진하거나 개화 패턴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매년 꽃눈 분화 결과를 살피며 전정의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블루베리의 불시개화와 조기개화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작년 여름의 기록적인 폭염과 기나긴 고온기 때문인지 이른 시기에 꽃이 피거나, 꽃눈 수가 감소하는 등의 문제들이 여기저기서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 농장에도 올해 꽃눈 수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점차 기후변화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위에 언급드린 것처럼, 한 두가지만 대응해서는 어렵고, 복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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