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베리의 경우 한 해 수확량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시기는 바로 수확 직후부터 휴면기까지의 기간일 것입니다. 이때 건강한 가지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충분히 광합성을 하느냐에 따라 다음 해에 좋은 꽃눈과 맛있는 열매를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블루베리를 재배하다 보면, 나무가 젊을 때에는 특별히 뭘 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 자라고 건강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수확량도 줄고 나무 상태도 예전 같지 않은 순간이 다가오게 됩니다.
저도 그랬지만, 이 순간이 오기 전에는 많은 분들이 블루베리처럼 쉽고 편한 농사가 없다고 생각하시는데요. 나무가 점차 안좋아지기 시작하면서 답답한 마음에 무모한 시도들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러 시행착오를 겪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좋다는 말만 듣고 이런저런 비료를 주는 것보다, 나무의 생리를 이해하고 필요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문제는 예방하거나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확 후 관리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매년 건강한 나무에서 꾸준히 수확량을 얻기 위해서는 수확 이후에 충분히 광합성을 할 수 있도록 관리해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수확 후 관리가 왜 중요한지 그 이유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해의 수확량을 결정하는 것은 광합성이다
식물은 기본적으로 햇빛을 이용해서 광합성을 하고, 광합성을 통해 생산된 탄수화물을 생장과 결실에 활용합니다.
블루베리 역시 열매를 수확하고 나면, 남아 있는 잎들이 광합성을 하고, 광합성을 통해 생산된 탄수화물이 다음 해 꽃눈을 형성하고 열매를 맺는 데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게 됩니다.
때문에 만약 수확 직후 잎이 조기에 떨어지거나, 광합성이 부족하게 되면 다음 해 꽃눈이 적게 형성되거나 조기 낙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수확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광합성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따라서 수확 후에도 건강한 잎을 충분히 확보해서 광합성을 계속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확 후 광합성 부족으로 인한 문제들
1) 저장양분 감소
수확 후 광합성이 원활하지 않으면, 필요한 양분을 충분히 저장하지 못합니다. 특히 블루베리의 경우 수확 후에도 신초가 계속 자라는데, 이 신초는 열매를 맺는 결과지로서 다음 해 꽃눈을 형성하고 열매를 맺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광합성이 부족하면 양분이 부족하기 때문에 신초의 생장이 둔화되고 가지 수도 줄어들어, 결국 수확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2) 병해충 저항성 감소
광합성이 활발한 식물은 병해충에 대한 저항성도 높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수확 후 광합성이 부족해지면 탄수화물의 생산량도 줄어들고 병해충에 대한 저항성도 낮아지므로 병해충 피해가 증가할 위험이 높아집니다.
3) 겨울철 저온 피해 증가
수확 후 광합성으로 생성된 탄수화물은 뿌리로 이동하여 저장됩니다. 이때 저장된 양분은 겨울 동안 블루베리가 생존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데요. 특히 내한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겨울철 동면을 하는 곰도 겨울잠을 자기 전에 충분히 먹어 에너지를 비축하듯이 블루베리도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양분이 필요한데요. 만약 저장양분이 부족하면 겨울철 동해(냉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지고, 다음 해 정상적인 생육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확 후 관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1) 건강한 잎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 병해충 방제를 철저히 하여 조기 낙엽이나 해충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 지나친 강전정은 피하고 강전정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잎은 남겨 놓는 것이 좋습니다.
- 광합성을 도울 수 있는 미량원소(마그네슘, 철, 망간 등)나 광합성 촉진제(아미노산, 해조추출물 등)도 적절히 활용해 보세요.
2) 광합성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을 관리합니다
- 수확 후 적절한 수분을 공급함으로써 더위에 잎이 마르지 않도록 합니다.
-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광합성을 멈추기 때문에 시설하우스에서는 환기를 충분히 하고, 차광막 등을 활용해 온도를 낮춰줍니다.
- 전정을 통해 햇빛이 나무 아래까지 충분히 닿을 수 있도록 수형을 관리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 지나친 밀식 재배는 서로 햇빛을 가리게 되므로, 절절한 간격을 확보하고 식재해야 합니다.
3) 필요한 양분을 공급해 줍니다
- 질소 비료는 너무 과도하게 주지 말고, 인산, 칼륨, 칼슘 같이 저장양분의 형성을 돕는 비료를 중심으로 공급해 줍니다.
- 칼륨(K, 가리)은 광합성 산물을 줄기와 뿌리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수확 후에도 공급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수확 이후에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어느 순간, 꽃눈이 적게 생기거나 수확량이 줄어드는 등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너무 뻔하고 교과서적인 이야기처럼 들리실 테지만 제가 직접 경험했던 일이라서 오늘 소개드리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시설하우스에서 초밀식으로 블루베리를 재배하면서 강전정을 하고, 더운 날씨에도 차광막도 씌우지 않아 내부 온도가 너무 올라갔던 해가 있었는데요. 그다음 해에 여러 품종에서 꽃눈이 거의 안 생기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더 자세히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농사를 지어보면, 꾸준히 수확하고 나무를 유지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말 여러 가지 노력들이 필요하겠지만, 먼저 오늘 말씀드린 수확 후 관리에 대해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식물의 광합성은 사람이 밥을 먹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사람도 잘 먹지 못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없듯이, 블루베리 역시 광합성을 통해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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