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루베리 Inside

블루베리의 잎이 보라색으로 변한다면? 인산(P)의 결핍을 의심해보자

by 자연 그림 2025. 2. 27.

블루베리를 재배하다 보면, 눈에 가장 먼저 보이는 변화가 바로 잎에 나타나는 변화입니다. 이때 간혹 잎 색이 이상하게 변하는 걸 본 적 있으실 것입니다. 노랗게 변하거나 보라색이나 붉은빛을 띠는 경우 등 말입니다.
 
물론 계절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신경 써서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칫 생육이 둔화되고 꽃과 열매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잎이 어두워지고 보라색이나 붉은빛을 띠게 되면, 인산(P) 결핍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블루베리가 다른 작물에 비해 인산을 적게 필요로 하긴 하지만, 부족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럼 블루베리에서 인산 결핍이 왜 생기고, 어떤 증상들이 나타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블루베리와 인산(P)

 
블루베리는 산성 토양에 적응한 식물로, 적절한 영양이 공급될 때 건강한 생육과 충분한 수확량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인산(P)은 뿌리 발달과 세포 분열,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부족할 경우 심각한 생리 장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산성 토양에서는 인산의 불용화가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인산 결핍으로 인한 블루베리의 성장 저하와 수확량 감소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적절히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인산이 부족할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 뿌리 성장 저하: 양분과 수분의 흡수가 어려워 집니다.
  • 신초 발달 저하: 새 가지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 개화 및 착과 감소: 꽃이 적게 피고 열매도 줄어들게 됩니다.
  • 과실 품질 저하: 열매의 당도가 낮아지고, 숙기도 늦어집니다.

 

모든 식물이 그렇겠지만, 블루베리는 뿌리의 건강이 매우 중요한 작물입니다. 뿌리가 건강하지 못하면, 나무 전체의 생육도 나빠지고, 좋은 열매도 맺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뿌리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산(P)이 부족하게 되면, 생각보다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2. 인산의 결핍 증상은 어떻게 나타날까

 

1) 잎이 보라색 또는 적갈색으로 변한다


지온이 낮아 일시적으로 인산결핍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인산 결핍이 심해지면 잎의 색이 변합니다. 처음에는 짙은 녹색이었다가 점점 보라색, 붉은색, 적갈색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아래쪽 잎부터 색이 변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인산이 주로 ATP, NADPH, 핵산(DNA, RNA) 합성 등에 필수적인 성분이므로, 인산이 부족하게 되면 에너지 대사(광합성, 호흡)가 저하되게 되고, 당류(탄수화물)의 이동이 느려져 잎과 줄기에 축적되게 됩니다. 
 
인산 결핍으로 인해 당류가 축적되면, 블루베리는 이를 처리하기 위해 안토시아닌과 같은 페놀계 화합물을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안토시아닌을 통해 탄수화물을 분해하고, 항산화 역할을 함으로써 세포를 보호하는데, 이 안토시아닌이 보라색과 적색을 띠기 때문에 잎 색이 점차 보라색 또는 적갈색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2) 신초의 성장이 둔화된다

 

블루베리는 인산이 부족해지면 신초가 잘 나오지 않게 됩니다. 가지가 가늘어지고, 전체적인 생장 속도가 느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산이 ATP(세포의 에너지원) 합성과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결핍 시 뿌리의 발달이 저하되어 신초 성장도 둔화되는 것입니다. 

 
 

3) 뿌리의 발달이 저하된다

 

블루베리가 양분과 수분을 제대로 흡수하기 위해서는 뿌리가 건강해야 하는데, 인산이 부족하면 뿌리가 제대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인산이 부족하면, ATP 합성이 원활하지 않고 핵산(DNA, RNA)의 합성이 저하되므로 뿌리의 성장과 세포 분열이 둔화되게 됩니다. 게다가 인산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인지질의 주요 성분인데요. 결핍 시 세포막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므로 뿌리 세포의 구조가 약해지고, 물과 양분의 흡수 기능도 저하됩니다. 
 
결과적으로 뿌리의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뿌리 끝이 노랗게 되거나 검게 변할 수도 있습니다. 인산이 부족하면 식물은 본능적으로 주근의 성장을 줄이고 곁뿌리(측근)와 가는 뿌리를 많이 형성하려고 하는데요. 표면적을 넓혀 인산을 더 흡수하려는 생리적 반응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뿌리가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약해지기 때문에 점차 가뭄이나 과습, 양분 부족 등의 여러 변화에 취약해지게 됩니다. 

 
 

4) 개화와 착과율이 저하된다

 

인산이 부족하면 꽃눈 형성이 저하되고, 개화 후에도 수정이 잘 안 될 수 있습니다. 이유는 앞서 설명드린 것과 비슷한데요. 결국 ATP가 부족해져 꽃눈에서 세포분열과 조직 분화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꽃눈 분화가 지연되거나, 형성된 꽃눈이 퇴화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게다가 DNA와 RNA의 합성이 저하되어 유전자 발현과 단백질 합성이 잘 되기 않기 때문에 꽃눈의 크기가 작아지거나, 개화하지 않고 낙과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입니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인산이 옥신(Auxin)과 시토키닌(Cytokinin), 지베렐린(GA) 등 식물의 생장호르몬 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데요. 인산이 결핍되면 지베렐린(GA)의 합성이 감소하여 꽃눈 형성이 저해됩니다. 또한 에틸렌(Ethylene, 노화 호르몬) 농도가 증가하여 꽃눈이 조기 낙화되거나, 착과 후에도 낙과가 쉽게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인산이 부족하게 되면, 블루베리는 부족한 인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한정된 인산을 우선적으로 뿌리 성장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불리한 환경에서 생존을 우선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지만, 개화율이나 착과율이 저하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입니다. 
 

 

3. 인산 결핍이 발생하는 주된 이유는?

 

블루베리에게 인산 결핍이 발생하는 주된 이유는 블루베리의 생리 특성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블루베리는 pH4.5~5.5 정도의 산성 토양을 선호하는데, 이처럼 pH가 낮아지면, 인산이 알루미늄이나 철, 칼슘 등과 결합해 불용화되면서 뿌리가 흡수하기 어려운 형태가 되기 쉬워집니다. 
 
또한 블루베리 재배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피트모스는, 유기물이지만 인산 등 영양분이 거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인산 함량이 낮아서 추가적인 공급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블루베리를 재배할 때, 특히 봄과 같은 저온기에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질소 비료를 많이 공급하실 텐데요. 질소가 너무 많으면, 인산 흡수가 잘 안 될 수 있습니다. 암모늄태 질소와 인산은 뿌리에서 흡수 경쟁을 하는 관계인데요. 인산 대신 질소가 흡수되면 그만큼 인산이 흡수되기 어렵기 때문에 질소를 과하게 주면 오히려 인산 결핍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4. 인산 결핍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1) 적절한 인산 비료 공급

 

기본적으로 토양 내에 충분한 유기물을 넣어주거나 멀칭을 통해 공급함으로써 진달래형 균근과의 공생을 통해 필요한 인산을 흡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인산의 결핍이 일시적으로 발생한다면, 수용성 인산을 관주 해 주거나 엽면시비를 통해 인산을 공급해 줄 수 있습니다. 블루베리의 경우 인산 요구량이 많지 않고, 인산이 과잉이 될 경우 불용화되기 쉽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양을 주는 것보다는 적은 양을 자주 주는 방식으로 공급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2) 토양 산도(pH) 조절

 
블루베리의 생육에는 pH4.5~5.5 정도가 최적이라고 이야기되지만, pH4.3 정도의 산성토양에서 가장 좋은 생육상태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다만, 인산의 경우 산도가 낮아질수록 토양 내에 고정되어 불용화되기 쉽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산도를 관리하여 너무 낮아지지 않도록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질소와 인산의 균형 유지

 

블루베리는 질산태 질소를 흡수하지 못하고, 주로 암모늄태 질소를 흡수하지만 암모늄을 너무 많이 공급하면 인산 흡수가 방해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질소와 인산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블루베리 전용 복합비료나 생육 시기에 따라 권장되는 NPK 비율이 있기 때문에 이에 맞게 시비하는 것이 좋으며, 질소 과잉은 인산 흡수를 방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지와 잎의 과도한 성장으로 꽃눈 형성과 착과율 저하, 병해충 발생 증가, 뿌리 생장 저하 등의 많은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주로 요소비료나 가축분퇴비, 질산태 질소비료 등을 공급하다가 질소과잉 문제가 발생하니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4) 저온기 관리

 

특히 봄철 저온기에는 낮은 온도로 인해 뿌리를 통한 인산 흡수가 어려워집니다.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유기물 멀칭을 통해 토양 온도를 보호하는 것이며, 더불어 물을 가온하여 따뜻한 물을 뿌리에 공급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인산이 잘 흡수되기 위해서는 지온이 최소 18도 이상 올라야 하기 때문에, 현재 지온과 공급하는 온수의 평균 온도가 18도 이상 될 수 있도록 가온하여 물을 공급하는 것이 인산 흡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지금까지 블루베리의 인산 결핍 문제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블루베리는 다른 작물에 비해 인산을 적게 필요로 하는 작물입니다. 하지만 너무 부족하게 되면 역시 생장 저하와 수확량 감소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잎 색이 보라색으로 변하거나 신초 발달이 느리다면, 인산 결핍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인산 결핍이 의심된다면, 먼저 질소 과잉이 되지는 않았는지, 토양 산도(pH)는 적절한지 확인 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필요한 인산을 적절히 공급해 주시는 게 좋습니다. 
 
다만, 봄철 저온기에는 일시적으로 인산 결핍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무조건 토양에 인산을 공급해 주기보다는 온도관리와 엽면시비를 통한 인산 공급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블루베리를 건강하게 재배하려면, 전체적인 영양 균형과 환경관리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균형을 무시하고 한쪽에 치우치게 되면, 일시적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 같지만, 결국 더 큰 문제들을 야기시키기 때문입니다.
 
어떤 문제든 한 번에 해결하려 마시고, 조금씩 시간을 가지고 해결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느려보이지만 그게 가장 빠른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