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를 관리하다 보면, 예기치 않은 일들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유독 문제가 많이 생기는 날이었어요. 블루베리 하우스에 있던 보일러가 고장 났고, 2중 비닐하우스를 내리던 중 개폐기 비닐이 역으로 말려 올라가는 바람에 한참을 고생해야 했습니다.
뭐 종종 있는 일들이긴만... 하루에 연달아 문제가 생기는 건 정말 드문 일입니다. 게다가 보일러도 연료분사 노즐만 교체하면 될거라 생각했지만, 몸통 내부가 완전히 그을음과 재로 막혀버려서 다 뜯고 청소해야 했습니다.
보일러 기사님도 10만 키로짜리 중형 보일러가 막힌 건 처음 본다고 하시네요... 겨우 2년밖에 안된 보일러인데 뭐가 문제인지ㅠㅠ
쇠막대로 뚫고, 솔로 청소하고 물 청소까지 한참을 작업하고 나서야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다른 문제로 인해 오늘은 보일러를 작동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기사님도 도저히 못 고치겠다고 다음을 기약하셨어요.
그래도 다른 보일러와 열풍기가 있으니까 하우스 난방은 괜찮습니다^^
애네들이 열심히 일해주고 있으니까 그래도 안심입니다. 게다가 내일부터는 밤에도 영상으로 기온이 올라간다고 합니다. 이럴 때 난방비도 아끼고, 블루베리도 더 빨리 익을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사실 겨울에 난방을 하면 하루종일 난방기가 돌아갈 거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난방기는 거의 밤에만 작동합니다. 바깥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해만 뜨면, 낮에는 하우스 내부가 30도 정도는 가뿐히 올라가기 때문에 난방기는 작동하지 않아요. 블루베리의 경우 최저 온도를 10~12도 정도로 설정해 놓는데요. 아침 9시 정도면 하우스 온도가 그 이상 올라가기 때문에 난방기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럼 난방비가 가장 많이 나오는 날은 언제일까요? 바로 눈이 오거나 비가 오는 흐린 날입니다. 낮에도 해가 없는 흐린 날에는 밤낮으로 24시간 난방기가 가동되기 때문에 난방비가 두 배 이상 들어가는 날입니다. 일주일 이상 흐린 날씨가 지속되면... 난방비는 엄청 나오고, 블루베리 수확은 늦어지고... 그래서 요즘처럼 따뜻하고 맑은 날씨가 정말 감사한 하루하루 입니다 ^^
(물론 모레부터 몇 일 간 비가 잡혀있긴 하지만요ㅋㅋㅋ)
오후에는 망고하우스에서 나무 수형을 잡기 위해 유인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곳 하우스에서는 내년에 첫 수확을 생각하고 있는데요. 망고는 다 자라면 20미터 정도로 크게 자라는 나무이기 때문에, 하우스 안에서 재배해야 하는 국내 특성상, 나무 키를 낮추고, 크기를 줄이기 위해 수형관리를 해야 합니다. 위로 자라는 대신 옆으로 자라게 하는 작업이에요. 혼자서 작업하려니 시간이 엄청 걸리네요...
오후 4시 반쯤, 블루베리 하우스에서 문제가 생겼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2중 하우스를 내리다가 개폐기 하나가 비닐을 역으로 말고 올라가서 망가졌다고 합니다. 아마 하우스재배를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하우스를 열고 닫기 위해 파이프(25미리)가 비닐을 돌돌 말면서 위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방식을 주로 사용하는데요. 간혹 비닐이 늘어져 있거나, 오래되서 비닐끼리 붙어버리는 경우에 비닐이 역으로 감기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다른 부분은 다 내려오고 있지만, 역으로 감긴 부분은 오히려 올라가게 되어 비닐이 찢어지고, 파이프가 망가지거나 개폐기 퓨즈가 나가는 문제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말로 설명드리니까 이해가 안되시겠지만... 그냥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ㅠ
이럴 경우, 한 명은 개폐기 작동하는 곳에서, 다른 한 명은 위에 올라가서, 개폐기를 올렸다 내렸다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해결하면 됩니다. 오늘은 아버지와 같이 해결했네요. 비록 파이프 연결 부분 두 군데가 헛돌아서 비닐이 다 찢어졌지만... 비닐은 내일 수리하면 되니까요ㅎㅎ 이런 게 농장의 일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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